아줌마! 저 이상해요..
2010년 11월 19일
며칠 전 부터 내 몸이 이상하다.
계속 구토를 한다.
먹어도 하고,안 먹어도 하고....
아무리 아파도 입맛이 없었던 적은 없는데 입맛도 없다.
.
기운도 없다.
그래서 누워 있을 수 밖에 없다.
아줌마,아저씨는 이런 내가 이상했는지 나를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셨다.
의사 선생님이 검사를 해 보자고 하신다.
그래서 초음파도 찍고 이런 저런 검사도 받고 링거액도 맞았다.
검사 결과 내 위장에 뭔가 제법 큰 것이 있단다.
그리고 수술 어쩌구 저쩌구 하신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아줌마, 아저씨는 표정이 좋지 않다.
그 다음 날 내가 계속 토를 하고 밥도 못 먹으니 큰 병원에 가자며 길을 나섰다.
곧 주말이고 큰 일이 나기 전에 차라리 수술을 하자는 걸로 의견이 났다.
"검아,초롱이 검사하고 수술하면 대략 백 만원은 든다는데,
그 돈이면 초롱이 같은 강아지 두 세마리는 사겠다."
저건 무슨 뜬금없는 말인가?
정확한 뜻은 모르겠지만 기분이 확 상한다.
"엄마,무슨 말씀이세요?
치료비 없으시면 제가 드릴게요.."
"네가 무슨 돈이 있어서?"
"제 통장에 있는 돈 꺼내서 초롱이 치료해 주면 되잖아요."
오빠가 나를 위해 치료비를 대주겠단다.
평소에 나에게 장난만 치고 괴롭히는 오빠가 나를 위해....?
오빠가 고마워진다.
나를 그렇게 생각해 주는 줄은 몰랐다.
차를 타고 꽤 멀리 왔다.
아저씨가 나를 안고 병원으로 들어갔다.
순간 겁이 난다.
주사를 맞는 건가..
아니면 수술이라는 것을 해야 하는 건가..
의사 선생님이 이것 저것 물으신다.
또 이 검사 저 검사..
다행히 수술은 안해도 된다는데..
아줌마,아저씨가 그나마 다행이라고 좋아 하신다.
앞으로 약과 의사 선생님이 주신 특별한 음식만 먹어야 한단다.
통닭 같은 요리는 꿈도 못꾼다.
이렇게 요리 책을 보니 가슴이 저며 온다.
한 때 좋던 시절도 있었는데..
양 손으로 뼈다귀를 잡고 뜯던 그날...
왠지 이런 시절은 내게 다시 오지 않을 것만 같다.
아줌마는 할아버지와 아저씨와 참으면 아무일 없다고 하는데...
뭔 말인지...
쩝..쩝..
당분간은 저걸 먹어야 한단다.
냄새를 맡아 봤는데 도무지 어떤 맛인지 모르겠다.
에고고...
아줌마는 자꾸 물으신다.
"초롱아! 도대체 뭘 먹으거냐?
말 좀 해봐.."
솔직히 모르겠다.
난 생각따위는 하지 않고 먹기 때문에....
오빠는 내가 불쌍한지 나를 업어 주기까지 한다.
왠지 고마우면서도 살짝 불편하다.
오빠가 왜 이리 오버하지?
"검아..엄마는 네가 초롱이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몰랐어..
병원비를 다 대준다고 하고..."
" 초롱이 없으면 누구한테 장난을 쳐요?"
엥?
장난치고 싶어서 내게 그렇게 호의를 베푼다는 것인가?
허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