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30일
춘천 중도라는 섬으로 캠핑을 갔다.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배도 타고...
나에게 캠핑이란 오랜 시간 의자에
앉아 있어야 하는 힘든 일이라 달갑지 않다.
이번 캠핑을 통해 캠핑에 대해 안 것이 또 하나 있다.
캠핑은 끊임없이 먹는 것이라는 것....
어라 저 멀리서 아저씨가 나 몰래 무언가를 먹고 있는 것 같다.
난 이런 상황에 빈정이 상한다.
'뭐야? 아줌마도 아니고,오빠도 아니고 아저씨가.....'
아저씨에 대한 배신감으로 몸이 떨려올때쯤..
찬란한 모냥새와
기가막힌 냄새를 가진
비어캔 치킨 닭다리 한 쪽이 내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오빠라면 날 놀리려는 것이겠지만
다행히 저 금쪽같은 물건을 들고 오는 이는 아저씨다.
역시 내 사랑 아저씨는 나에게
이 맛난 일용할 양식을 내게 주러 오신 것이다.
아저씨가 한 점 내 주시기도 전에
혀부터 낼름 내밀어본다.
우적 우적... 기막힌 이 맛..기절할뻔 했다.
오빠가 한참을 무언가를 만들더니 이것이었나 보다.
비어캔 치킨!!!
오빠도 이제 제법 사람 노릇 하는데..
맨날 곤충만 잡으러 다니더니 이런 재주가 있는 줄 몰랐다.
천상의 맛이다.
이 보다 맛있는 건 먹어 본 적이 없다.
앞으론 오빠랑 친하게 지내야겠다.
이번엔 또 무엇인가..
상큼한 냄새를 자랑하는 귤 아닌가..
설마 혼자 잡수시지는 않으시겠지?
간절히 간절히 바라본다. 뚫어질 정도로...
역시 내 간절한 마음이 통했다.
아저씨가 먹어보라 한 개를 건네신다.
울 아저씨 최고!!!
저 위에서 뭔가 굉장한 냄새가 난다.
보이지 않으니 정말 답답하다.
그런데 아저씨가 안 계시고 아줌마만 계신다.
불안하다.
그럴 줄 알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빵이었다.
아저씨가 계셨더라면 나에게 한 조각 주셨을텐데...
아줌마는 내게 넘 가혹했다.
냄새만 잔뜩 맡도록 해놓고 오빠만 주는 것이 아닌가..
냉정한 아줌마...
마차를 빌려 가족 모두 섬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근데 이 좁은데서 아저씨는 또 뭔가를 꺼내신다.
소세지와 꼬깔콘!!!!
내가 좋아하는 간식들이다.
자기들끼리 먹으려는 것 같아 기분이 상한다.
표정관리가 안된다.
나도 모르게 썩소가 나오려는 찰라..
소세지가 내 앞으로 가까이 오는 것이 아니가...
기회는 이때다..
아줌마가 오기전에 해치워야 한다.
먹기 성공이다.
아줌마가 오기 전에 빨리 먹어 치우는 것이 포인트..
꼬깔콘도 먹는데 성공했다.
아줌마가 이 광경을 보셨다면
한 잔소리깨나 했을 것이다.
아줌마는 아저씨와 나 사이를 질투하시니까...
아저씨와 나만의 비밀이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이젠 캠핑이 좋아질 것 같다.
비어캔 치킨도 먹고,
귤도 먹고,
소세지도 먹고 꼬깔콘도 먹고...
물론 빵을 먹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집에서 사료만 먹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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