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9일
아줌마가 집 안 일을 하신다.
잠시 컴퓨터가 내 차지가 되는 순간..
학교 갔다 오면 오빠가 컴퓨터를 차지하니
이른 아침이나 한 밤중만이 내가 컴퓨터에 앉을 수 있다.
주로 내가 하는 일은
아줌마가 하는 블로그의 한 코너에
일기를 쓰는 것이다.
사진도 올리고...
이렇게 클릭을 하고..
첨엔 뭉툭한 손 땜에 자판을 두드리며
글자를 쓰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뾰족한 손톱을 이용하니
한결 수월하다..
털 깍은 후로 내 사진이 맘에 안든다.
살짝 보정도 하고..
많은 분이 보는 거라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좀 더 예쁘게 나와야 할텐데...'
아줌만 내 헤어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으신다.
'나도 리본도 해 주시고 핀도 꽂아 주시면 더 예쁘게 나올 텐데..
항상 털을 바짝 깍아 주시니 원..
인물이 죽는다.. 쩝..쩝..'
잠깐 다른 생각하는 사이 오타가 났다.
아이고..
치읓이 어디 있더라..
찾았다..
조금만 더 쓰면 마무리다.
지난 번 선진이가 왔을 때의 일이다.
아줌마가
"선진아, 초롱이 인터넷에 일기 쓴다.
한 번 볼래?"
내 일기를 본 선진이 울상이 된다.
자기보다 내가 일기를 더 잘 쓰니
자존심 상하나 보다.
'내가 강아지라고 우습게 본 모양이지..'
내가 사람말을 잘 못해서 그렇지 선진이나 검이 오빠보다
훨씬 잘하는 것이 많다.
이만하면 오늘 일기 잘 쓴 것 같다.
나는 왜 이리 못하는 것이 없는 걸까?
괜시리 우쭐해진다.
다음엔 좀 더 잘 써야지..
피부 관리도 잘하고
글쓰기 연습도 더 열심히 해서
남들에게 더 나은 모습 보여주는 초롱이가 되자..
넘 상투적인가?
긁적.. 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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