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0일
캠핑 둘째 날이다.
아침 일찍 아줌마,아저씨와 같이 산책을 했다.
평소의 몇 배 되는 시간을
아줌마,아저씨와 함께
그것도 검이 오빠 없이..
공복만 아니었다면 더할나위 없는 하루의 시작이었다.
산책 뒤엔 이렇게 회색 의자에 앉아 있어야 한다.
오래 앉아 있으면 다리도 저리고 지루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집에서 보다 산책은 많이 한다.
나를 위해서 그런다지만
사실 내가 텐트에 쉬를 하거나 응가를 할까봐
그러시는 것 같다.
캠핑장에는 캠핑장 사장님이 키우시는 개가 여러 마리 있었다..
'어라..이것들 봐라 ..목줄도 없고
자유롭기 그지 없네..'
우와! 정말 부럽다..
사장님이 키우시는 푸들을 만났는데
내가 호의를 표시해도 나를 경계하는 눈치다.
'내가 쑥맥 같아 보여 무시하는 건가?'
엄마 아들로 보이는 누렁이도 있었다.
특히 어린 저 녀석이 정말 부럽다.
엄마도 있고, 마음대로 마당을 활보 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부러웠던건 왕뼈다구를 마음껏 뜯어 먹는 거였다.
난생 처음보는 기가막힌 사이즈..
세상엔 저런 것도 있구나 싶었다.
산책을 하면서 상념에 젖는다.
자유로움이 없는 내 생활
아줌마,아저씨가 나를 예뻐해 주신다지만
이 길이 진정한 행복일까?
겁 많고 피부도 약하고
사냥 능력 없고
다시 생각해보니 그냥 아줌마, 아저씨에게 의지해 살아야 할 것 같다.
"아저씨,고단한 캠핑 그만하고 집에 가요.
저 먼저 차에 올라 타 있을게요"
아저씨가 집을 챙기는 사이 얼른 차에 올라탔다.
"초롱아, 얼른 나와! 아직 안가..
짐 싸게 저리 가 있어!"
"아저씨,오빠는 차에 타 있잖아요..
저만 두고 가시는 거 아니죠?
오빠! 오빠! 문 열어 봐."
발로 차 문을 박박 긁었다.
발톱 빠지는 줄 알았다.
"오빠, 나도 태워 줘!
그리고 아저씨!
얼른 집에 가요. 집에 얼른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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