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이/초롱이일기

내 붕어빵에 손 대지마!!!

토달기 2011. 1. 24. 09:58

 

 

2010년 12월 17일

 

오랫만에 현이 오빠가 놀러왔다.

현이 오빠는 검이 오빠의 사촌동생인데

서로 죽고 못사는 사이다.

 

 

 

마음씨 착한 현이 오빠는 나를 위해 붕어빵을 사 온 모양이다.

"초롱아....이리와....

붕어빵 먹어거...""

 

검이 오빠와 현이 오빠가 나를 간절하게 부른다.

 

 

 

붕어빵의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가끔 산책하다 붕어빵집에서 맡았던 그 냄새다.

아줌마에게 얻어 먹어 본 적이 있다.

가운데 팥이 들어 있어 엄청 달콤했던 그 붕어빵 한 개를 통째로...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어제 그다지 좋은 꿈을 꾸지도 않았는데...

 

 

 

일단 오빠들의 마음이 변하기 전에 얼른 먹어 치워야 한다.

발로 몸통을 꽉 누르고....

맛있게 ...맛있게...

먹으면 되는데....

 

 

 

엉?

웬일이지?

내 이가 더 부실해졌나?

영 먹을 수가 없다.

 아무리 물어 뜯어도 꿈쩍도 하지 않는 붕어빵...

 

 

 

 어휴...

 

냄새가 솔솔 나는 걸 보면 붕어빵이 맞는데...

 

 

그 때 나를 바라 보던 검이 오빠가 한 마디 한다. 

"초롱아..사실은

그거 붕어빵이 아니라 핫 팩..."

 

"시끄러...조용히 해..

내 붕어빵에 손대지 마...

손대면 물어 버릴테니까.."

양 미간에 한껏 힘을 주어 맹수가 된 기분으로 쏘아 붙였다.

 

내 붕어빵을 뺏어 가려는 것이 분명하다.

그럴 줄 알았다.

그냥 순순히 준 것이 이상하긴 했다.

 

 

마침 아저씨가 방에 들어 오셨다.

 

"아저씨, 저 붕어빵 좀 보세요..

뭔가 이상해요...먹을 수가 없는 거 있죠..

아무리 해도 씹어지지가 않아요.."

.

.

붕어빵을 들어 이리 저리 살펴 보던 아저씨는

 

"검아...이거 뭐냐?"

 

"이거요?  현이가 가져온 건데 손난로래요..

근데 정말로 붕어빵 냄새가 나요..신기하죠?

 

"큰아빠, 전자렌지에 돌리면 한 참 동안 따뜻해요.아빠가 사주셨어요.."

현이 오빠가 거든다.

 

 

 

 

아저씨는 그 말을 듣더니 붕어빵을 씽크대 위에 올려 놓으셨다.

내가 닿을 수 없는....

오빠들은 뭐가 재미있는지 킥킥대며 좋아라 한다.

 

"초롱아..오빠들이 너 놀린거야..

저건 못 먹는 거야..알았지?"

 

못 먹는거...내가 속은거...

이런 거란 말이지..

생각할수록 화가 난다.

꼭 언젠가는 복수하고 말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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