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7일
오랫만에 현이 오빠가 놀러왔다.
현이 오빠는 검이 오빠의 사촌동생인데
서로 죽고 못사는 사이다.
마음씨 착한 현이 오빠는 나를 위해 붕어빵을 사 온 모양이다.
"초롱아....이리와....
붕어빵 먹어거...""
검이 오빠와 현이 오빠가 나를 간절하게 부른다.
붕어빵의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가끔 산책하다 붕어빵집에서 맡았던 그 냄새다.
아줌마에게 얻어 먹어 본 적이 있다.
가운데 팥이 들어 있어 엄청 달콤했던 그 붕어빵 한 개를 통째로...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어제 그다지 좋은 꿈을 꾸지도 않았는데...
일단 오빠들의 마음이 변하기 전에 얼른 먹어 치워야 한다.
발로 몸통을 꽉 누르고....
맛있게 ...맛있게...
먹으면 되는데....
엉?
웬일이지?
내 이가 더 부실해졌나?
영 먹을 수가 없다.
아무리 물어 뜯어도 꿈쩍도 하지 않는 붕어빵...
어휴...
냄새가 솔솔 나는 걸 보면 붕어빵이 맞는데...
그 때 나를 바라 보던 검이 오빠가 한 마디 한다.
"초롱아..사실은
그거 붕어빵이 아니라 핫 팩..."
"시끄러...조용히 해..
내 붕어빵에 손대지 마...
손대면 물어 버릴테니까.."
양 미간에 한껏 힘을 주어 맹수가 된 기분으로 쏘아 붙였다.
내 붕어빵을 뺏어 가려는 것이 분명하다.
그럴 줄 알았다.
그냥 순순히 준 것이 이상하긴 했다.
마침 아저씨가 방에 들어 오셨다.
"아저씨, 저 붕어빵 좀 보세요..
뭔가 이상해요...먹을 수가 없는 거 있죠..
아무리 해도 씹어지지가 않아요.."
.
.
붕어빵을 들어 이리 저리 살펴 보던 아저씨는
"검아...이거 뭐냐?"
"이거요? 현이가 가져온 건데 손난로래요..
근데 정말로 붕어빵 냄새가 나요..신기하죠?
"큰아빠, 전자렌지에 돌리면 한 참 동안 따뜻해요.아빠가 사주셨어요.."
현이 오빠가 거든다.
아저씨는 그 말을 듣더니 붕어빵을 씽크대 위에 올려 놓으셨다.
내가 닿을 수 없는....
오빠들은 뭐가 재미있는지 킥킥대며 좋아라 한다.
"초롱아..오빠들이 너 놀린거야..
저건 못 먹는 거야..알았지?"
못 먹는거...내가 속은거...
이런 거란 말이지..
생각할수록 화가 난다.
꼭 언젠가는 복수하고 말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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