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3일
아..아침에 일어나 보니 햇살이 참 좋다..
베란다 창을 통해 밖을 보니
밖에 나가 한 바퀴 돌고 싶은 마음이 절로 난다.
이번 겨울은 어찌나 춥고
눈도 많이 오고 긴지 지겹다..
작년엔 아무리 추워도 하루에 한 번은 꼭 산책을 해 주시던
아줌마가 올해 이상하게 산책을 잘 안해 주신다.
하도 답답해서 하루는 아줌마에게 물었다..
"아줌마,왜 산책 잘 안해 주세요?
작년엔 잘 해 주셨잖아요?"
"초롱아...아줌마.. 몸이 훅 갔어...작년하곤 달라..
너도 내 나이 돼 봐...
너도 나가보면 괜히 나왔다 싶을 걸?"
그러던 아줌마가 오늘은 나를 다정하게 부르신다.
"초로옹...아아....옷입자아..."
드디어 산책을 나가시려나 보다.
목줄도 준비하셨다.
아이 참 나..
저 옷은 무지 오래된 옷이고 좀 작은데...
새 옷 좀 사주시지...
그렇지만 지금은 투정을 할 때가 아니다.
어물정 거리다 아줌마 마음이 바뀌면 안된다.
오늘따라 엘리베이터는 왜 이리 더디게 오는지
기다리다 죽는 줄 알았다.
못 참고 낑낑댔더니
아줌마가 한 잔소리 하신다.
드디어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얼른 올라탔다.
가끔은 현관문이 열리면 나 혼자 나가볼까 생각도 해 보았다.
근데 집이 넘 높은 곳에 있고
엘리베이터 버튼이 손에 닿지 않아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이럴때는 주택에 사는 개들이 어찌나 부러운지....
아이구..
얼마만의 산책인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동네를 한 바퀴 도는 기분이란....
어찌나 상쾌한지 겨우내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기분이다.
킁킁...
여기서 낯 선 친구의 향이 난다.
" 어떻게 생긴 친구일까?"
몹시 궁금하다.
"아줌마...좀 빨리 오세요..
왜 이리 느리신 거에요?
아..참..나...답답해서.."
"초롱아...좀 천천히 가...
아줌마 숨 차...헉헉..."
그러게 나를 좀 데리고 자주 나오셨으면
저런 저질 체력에선 졸업 하셨을텐데...
"초롱아..아줌마는 더 이상 못 걷겠다..
오늘은 산책 그만하고 담에 또 나오자아..."
엥?
뭐라구요?
벌써 끝이라구요..
전 이제 시작인데....
아줌마가 목줄을 당기시는 통에
오늘의 산책은 이리 마무리가 되었지만
내 마음은 아직도 저 밖에 있다.
'아...내일 날씨가 추우면 안될텐데..'
좀 만 추우면 산책은 그냥 패쓰하시는 아줌마 땜에
내 마음의 겨울은 길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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