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22일
몽산포항에 구경을 갔다.
주꾸미 축제가 내일부터라 분주한 분위기다.
비가 온 터라 아직 사람은 많지 않다.
근데 어떤 녀석이 아까부터 내 뒤를 따라 온다.
그러더니 급기야...
" 너 서울서 왔냐?
어...좀 이쁜데...이름이 뭐냐?"
어쮸..지저분한 놈이 내게 이름이 뭐냐고 묻는다..
"야! 내 이름은 알아서 뭐하게?"
톡 쏘아 붙였다.
옆에 서 계시던 아저씨가...
"애 이름은 초롱이인데 네 이름은 뭐냐?"
"제 이름요? 덕구요..
읍네 얼짱이에요.."
"그래...제법 잘 생겼는데..."
아니....아저씨가 내 이름을 함부로 가르쳐 주시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아저씨 쟤는 제 스타일 아니거든요..이름 함부로 가르쳐 주시면 어떻게해요?"
"아...알았어..초롱아..그래도 잘 생겼잖니?"
"헐..."
아저씨는 정말 눈이 낮으신가보다.
내가 저런 놈을 만나려고 여지껏 싱글로 살아온 것은 아니다.
아저씨는 내 기분을 알아차리셨는지
나를 번쩍 안으셨다.
"덕구야..우린 이제 가야 하거든..."
그런데 이 덕구란 놈이 자꾸 쫓아온다.
"초롱아...튕기니까 더 귀엽다...헤헤..
근데 아저씨 어디로 가세요?"
"응..이제 차 타고 가야돼...
우린 여기 잠깐 올러온거야.."
"진짜로요?"
짜식..꽤 아쉬워하는 눈치다.
오빠는 뭐가 재미있는지 연신 웃어댄다.
"아빠..애 뭐에요?"
"어!!! 수컷이네!!"
오빠도 나름 잘 생긴 개라고 떠들어댄다...
덕구란 놈은 오빠와 아저씨의 칭찬에 우쭐해진 모양이다.
"아저씨..그리고 초롱아...
내가 태안에서는 먹히는 얼굴이야..
나랑 좀 잠깐만 놀자...."
"아저씨도 그렇게 하고 싶은데..초롱이가 싫다는구나..."
"야..너 덕구! 넌 내 스탈 아니거든..."
"초롱아...너 앙탈부리니까 더 귀엽다...히히"
녀석 껌딱지처럼 바닥에 딱 붙어 도무지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딜가도 빛나는 내 외모..
도무지 이노무 인기는 어딜가도 식을 줄 모르니...
가끔은 이쁜것이 괴로울 때도 있다.
그냥 평범한 외모였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에고...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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