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이/초롱이일기

초롱이 일기 - 그 때 그 맛이 그리워요!!

토달기 2011. 10. 31. 06:00

 

 

2011년 10월 31일

 

아!!

벌써 10월의 마지막 날이다.

요맘때면 생각나는 노래...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나는 오늘 10월의 마지막 날..

지난 여름 제주에서 먹었던 고기 냄새에 잠겨있다.

 

 

 

 

대평포구라던가....

우리가 묵었던 펜션은 대평포구 앞에 있었는데...

(글쎄 고모부 회사에 신청했던 숙소는 낙동강 오리알처럼 똑 떨어지고 만 것이다.)

 

쌩돈을 들여 가게 되어 아저씨 아줌마는 속 쓰려 하셨지만

이 좋은 경치를 보더니 좀 마음이 풀리셨다.

 

 

 

아줌마랑 대평포구 앞을 산책하는데

저 멀리서 열심히 낚시하는 아저씨와 오빠..그리고 고모부가 보였다.

제발 뭐라도 잡아 가지고 와야 할텐데...

그래도 기분들이 좋은 것을 보니 제법 조과가 있는 모양이다.

 

"아저씨...많이 잡으셨어요?"

 

"어...그래....

낚시를 던지기만 하면 나오는구나...."

정말 다행이다.

.

.

 

어후...

고모부의 빨간 바지가 참 인상적이다.

나이가 들면 빨간색이 땡긴다고 하더니....

 

난 아저씨의 그 맘을 이해할 수 있다.

나도 화려한 색이 땡기니까.....후후,,,,

 

 

 

"캬....

제법 많이 잡았다.

아저씨를 쫓아 낚시를 여러번 다녀 보았지만

이렇게 많이 잡은 것은 첨 보았다.

오빠는 신이 났다.

낚시가 이렇게 재미있는 거냐며 완전 흥분의 도가니다.

 

 

 

조그만 게도 잡고 온 가족이 신나하니 나도 기분이 좋다.

 

 

 

그러나 그 기분도 잠시....

동네를 한 바퀴 돌고나니 아줌마는 나를 방에 혼자 두고 깜깜 무소식이다.

근데...

풍겨오는 냄새가 심상치 않다.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며 기분 나쁜 흥분이 몰려왔다.

 

이건 필시....

고기를 굽고 있는 게다.

 

내 코는 개코가 아닌가.

 

흐흐....

나를 빼고 고기를 굽다니....

 

 

 

 

돼지고기,소고기,소시지,기타 등등...

정말 냄새를 맡고 있자니 위장이 요동을 친다.

 

"언니....나만 빼고 고기 먹는 거야....

어떻게,,어떻게..그럴 수가 있어?..."

 

 

 

언니는 나를 모른체 하며 휴지만 찾아 나가고 말았다.

정말 야속한 언니....

먹다가 확 체해 버려라.....

.

.

 

한참을 한참을

그렇게 하염없이 문 앞에 서 있었다.

.

.

 

 

 

그래도 언제나 아저씨 밖에 없다.

"초롱아..배고팠지..?

어여 먹어..."

"맛있어?"

 

"아저씨..완전 맛있쪄여....냠냠...."

 

정말 불맛이 제대로 나는 기가 막힌 맛이었다.

캠핑을 많이 다니시더니 나름 고기굽는데 노하우가 생기셨나보다.

 

얼마나 바람직안 일인가...

 

 

 

 

"아저씨....앞으로 아저씨..

안마 많이 해드릴게요...헤헤..."

 

 

 

'아저씨...이번엔 제주산 흑돼지고기 좀 가져다 주세요..

킁킁,,,그리고 이 냄새....

소시지.....

요것도 제가 좋아라는데...."

 

"하하,,,,알았어.."

아저씨는 내가 털을 홀랑 깍아 요상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이뻐하셨다.

 

 

아하,,,,

그 때 불맛이 제대로 나는 제주산 흑돼지....

그 맛이 그립다.

 

아줌마,,,,

맨날 먹는 똑같은 그 사료....

정말 지겨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