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2.05.04-05.07 제주도 여행

제주도 맛집 - 가파도 민박, 식당

토달기 2012. 6. 3. 16:55

 

 

 

 

 

 

 

가파민박,식당

064-794-7371

 

 

 

푸른 바다, 푸른 하늘, 푸른 청보리, 마음까지 푸르게 물드는 가파도였지만

배고픔만은 푸르름으로 채울 수 없었습니다.

 

 

 

 

1시 배를 타고 1시 15분 가파도 도착.. 어느덧 해는 중천을 지나고 아이들도 초롱이도 배고픔에 아우성입니다.

 

가파도는 작은 섬인지라 밥먹을 곳이 마땅치 않은데요, 사실 가파도에 오기전 미리 식사예약을 해놓았습니다.

 

마라도 짜장면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유명세를 타고있는 가파 민박 (가파도 민박) 이란 곳이지요.

 

 

 

 

1시 30분에 점심 예약을 해 놓았기에 가벼운 걸음으로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런데 가파민박은 항구의 정반대편 섬 끝쪽에 위치해 있어 상당히 많이 걸어야 나오더군요..

 

 

 

섬을 가로질러 가는 길 역시 보리밭길입니다.

 

 

 

 

 

배고프다면서도 끊임없이 채집활동을 하는 검이와 진이, 아이들의 에너지가 부럽습니다.

 

 

 

 

배고픔과 기대를 가득 안은채 가파민박,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여느 시골집 같이 소박한 가파민박의 마당에는 알록달록한 봄꽃들이 가득입니다.

 

푸른빛에 젖은 눈이라 그런지 노랑, 분홍, 울긋불긋한 꽃색에 눈이 시립니다.

 

 

 

초롱이는 어디를 가든 아이들, 특히 여자 아이들에게 인기 짱입니다. 하지만 인기보단 먹을 것에 관심있는 초롱이, 아이들의 빈손을 보더니 무관심 모드로 변신 중입니다.

 

 

 

 

자, 드디어 유명한 가파민박의 정식을 만나게 되겠군요.

 

그런데 이게 왠 날벼락입니까?

정식을 주문하니 재료가 다 떨어졌다며

더 이상 주문이 안된다고 합니다.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넜고 걸어서 섬을 또 건넜습니다.

가파민박을 적극 추천한 저를 믿고, 온 가족이 배고픔을 참고 왔건만....

 

우리 가족 말고 다른 사람들도 많이 들어왔지만 밥이 없다는 말에 실망 하기도하고 화를 내기도 하며 돌아섭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침에 미리 예약을 했다고 말을 하니 

손님 수를 잘 못 예측해서 그렇다며 밥을 하고 있는 중이니 기다리라고 합니다.

그래서 한참을 기다렸답니다.

 

 

 

 

배고픔에 힘들어하던 검이, 메뚜기의 한 종류인 매부리를 발견하더니 금방 화색이 돌고 신이 났습니다.

아직 5월인데 벌써 이리 큰 매부리가 나오다니 덥기는 더운 날씨인 듯 합니다.

 

어른들은 힘들어서 입도 안 떨어지는데 곤충 한마리에 신이 난 검이를 보니 또 한번 아이들의 에너지가 부럽습니다.

청보리도 아니고, 제주 바다도 아니고 가장 푸르른 것은 역시 아이들입니다.

 

 

 

너무나 기다렸던 가파 민박의 정식,

1인당 8천원에 각종 해산물과 식사가 나옵니다.

물회 옥돔...그리고 성게 미역국까지....

바다에서 나는 해초와 밑반찬들이 다양합니다. 거기다 최고의 반찬이라는 배고픔까지

 

 

 

2시 30분이 훌쩍 넘어서야 식사를 하게 되었고 

정식이라는 무거운 이름에 비하면 조금 가볍다는 생각이 없지 않았지만

가격대비 훌륭한 식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파도를 닮은 소박한 정식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갓 지은 밥이라 밥맛이 좋았고 성게 미역국도 담백하고 소소한 느낌이었습니다.

거창하게 차려내는 맛집이라기 보다는 가까운 손님들을 대접하는 집밥 같은 느낌이랄까요?

 

 

 

성게알 보이시죠?

제주에서 성게미역국 1인분에 12000원 정도입니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옥돔구이에 성게미역국에 물회까지 나오니 가격이 참 착한 편입니다.

 

 

 

배가 너무 고팠기에 아무말없이 밥만 열심히 먹었답니다.

밥을 먹으니 쑥 들어갔던 눈이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살 것 같더군요....

 

그나마 예약을 안해놨다면 우리도 그냥 나와야 했을 겁니다.

5월 청보리 시즌, 가파도를 갈 때도 식사를 할 때도

예약은 필수 입니다.

 

 

 

 

가파 민박 정식,

워낙 잘 차려내는 관광지의 맛집들에 비하면 많이 부족할 듯 합니다만

 

가파도, 보리 익는 작은 섬,

그 끝자락에서 8천원에 만난 시골상은

배고픔 반찬을 덜어놓더라도

기억에 남겨두기 아깝지 않을 곳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