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2.05.04-05.07 제주도 여행

싱그러운 5월 제주 여행 3 - 가파도

토달기 2012. 5. 29. 00:30

 

 

제주도 하면 생각나는 섬...

 

사실 마라도..우도...이 정도 였습니다.

 

가파도..차귀도...비양도..이 밖에도 여러 섬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관심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1박 2일에서 가파도를 첨 보고 그리고 또 잡지책에서 우연히 가파도를 보았습니다.

 

그 때 눈길을 사로 잡은 청초록 보리밭,

어린 보리싹을 흔드는 가파도의 바람은 내 마음마저 흔들어 기회가 되면 가파도의 청보리를 보리라 다짐을 하게 되었지요.

 

 

 

갑자기 가게된 제주의 5월,

청보리의 계절입니다.

 

 

 

 

가파도에 가려면 모슬포항에서 배를 타면 됩니다.

마라도 가는 배도 모슬포항에서 타는데 모슬포항과 마라도 사이에 있는 섬이 가파도 입니다.

보통은 가파도와 마라도를 동시에 가더군요...

 

 

 

마라도나 가파도에 가실분들은 미리 배를 예약하시기 바랍니다.

예약을 할 때는 전화로 들어가는 배와 나올때의 배를 동시에 예약을 해야 합니다.

 

가파도 여객선 홈페이지  http://www.wonderfulis.co.kr/index.php 064-794-5490

 

 

물론 현장판매도 하지만 청보리 축제 때 같은 성수기에는 아침 일찍 가지 않는 한 몇 시간씩 기다릴 각오는 해야 합니다.

(이틀전에 예약을 했는데도 이미 오전 표는 매진이라 1시 배를 예약해야 했습니다.)

 

 

 

1시에 배를 타고 들어가 4시 20분에 나오는 배를 탔습니다.

첨에는 5시 넘어 나오려 했는데 여객선 대합실에 근무하는 여직원 분이 가파도는 작은 섬이고

그늘이 없어 오래 머물 수 있는 곳이 아니라 해서 좀 더 일찍 나왔답니다.

들어가보니 정말 그늘이나 쉴 곳을 만들어 놓지 않은 것이 아쉬웠습니다.

 

 

 

초롱이는 비행기도 두번이나 탔고 배도 벌써 몇번째 타는 것인지, 그렇지만 피곤해서인지 표정이 좋진 않네요.

비행기 태우느라 지나친 다이어트를 해서일까요? (비행기에 태우려면 케이지 포함 5키로 이내여야 한답니다.)

 

 

 

배를 타고 출 발....

푸른 바다와 흰 물살...빨간 등대가 마치 그림 같습니다.

 

 

 

보통 이런 배를 타면 갈매기들이 새우깡을 얻어먹으려 달려드는데 이곳 갈매기들은 멀찌감치 날며 거들떠도 보지 않네요.

항구에서 현지분들이 가파도 갈매기는 소주를 좋아한다고 하는 말을 들었는데 그래서일까요?

 

 

멀리 산방산도 보이고 앞에 있는 나즈막한 산은 송악산인지....

 

 

 

배를 탄지 15분만에 가파도에 도착했습니다.

1박 2일의 영향이 큰 것인지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원래 모슬포항과 가파도를 가는 배는 하루에 4번 밖에 없지만

4월 21일 부터 5월 20일까지 청보리 축제 기간이라 행사도 있고 배도 증편 운항됩니다.

 

 

볼 것이라고는 보리밭 밖에 없던 조그만 섬이었는데

사람들이 그 보리밭을 보기위해 이렇게 많이 오다니....참 신기합니다.

 

 

 

 

마음 속에 있는 보리밭은 연초록이었는데 이 보리밭은 키도 많이 크고 벌써 노렇게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물론 푸른 보리들도 있습니다만 벌써 노랗게 익은 듯한 보리가 있는 연유는 무엇일까요? 다행히 곧 알게 되었답니다.

 

 

 

 

 

 

 

 

천천히 걸어도 두어시간이면 다 둘러보는 아주 작은 섬 가파도....

왼쪽 오른쪽  보리밭이 어깨에 걸리고 숨을 고르듯 키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나있는 오솔길을 걷자니

그림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파도의 담벼락에는 그림을 그려놨는데 이 섬 자체가 그림이거늘 무얼 또 그림을 그렸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할머니 두 분이 길 한 켠에 앉아 거북손과 보리쌀을 팔고 계십니다.

 

지난번 제주도 캠핑에서 우도에서 만났던 거북손, http://blog.daum.net/todalgy/222 (우도 캠핑, 거북손 이야기) 

 

 

 

출출하던 차에 거북손 한 봉지를 삽니다.

한 봉지에 천 원....

먹어보니 반건조 오징어와 올갱이가 살짝 섞인 맛이 납니다.

이 맛 때문에 가파도 갈매기가 새우깡을 외면한 것은 아닌지....

보리쌀도 한 봉지 삽니다.

국산 그것도 가파도 산,,,,지금도 그 보리쌀을 잘 먹고 있습니다.

 

 

 

이 할머니 말씀이 색이 노랗게 된 보리는 맥주 공장에 넘기는 보리고

파란 것은 일반 보리쌀이라고 합니다.

푸른 보리와 노란 보리가 함께 봄살이를 하는 이유를 알겠네요...

 

 

 

 

 

 

멀리 자전거를 탄 가족이 보입니다.

사실 배에서 내리자 마자 자전거를 빌려 섬을 한 바퀴 돌고 싶었습니다.

햇볕이 따가운 만큼 가파도의 시원한 바람을 가슴에 안고 달리고 싶었나 봐요.

그런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다 보니 자전거를 빌릴 수가 없더군요...

 

 

 

 

 

이 작은 가파도에도 학교가 있습니다.

가파초등학교...

섬처럼 작지만 천연잔디가 깔려 있고  얼마나 이쁘게 정돈이 되었는지...잠깐 아들이 이런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상상을 해봅니다...

 

 

 

초롱이도 함께 가파도를 돌았습니다.

저는 보리밭 길을 걸으며 치유의 시간을 가졌지만

한 여름 날씨에 어린 진이나 검이...그리고 무엇보다 초롱이는 많이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사슴, 다리가 너무 짧아 힘든 초롱이...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맨바닥에 주저않고 말았답니다.

왠만하면 휴지 한장이라도 깔아야 바닥에 않는 깔끔이인데..

결국 안고 다녔습니다.

 

 

 

 

 

가파도에는 바다도 있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바다를 바라보는 가족...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간간히 불던 바람이 갑자기 멈추자 춤을 추던 보리들이 가는 허리를 세우고 하늘로 솟아 오를 듯 키를 키웁니다.

음악처럼 섬을 채우던 보리 흔들리는 소리가 사라지고 오솔길로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이 고요함에 발자욱을 새깁니다.

 

 

 

 

 

 

바람도 쉬어가고 시간도 멈춘 듯한 고요와 평화의 섬 가파도...

 

이 섬은 외로웠을까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행복할까요? 

 

 

 

바람따라 가파도 구경을 하던 풍선도 길 한켠에서 쉬고 있습니다.

 

 

 

 

 

뜨거운 태양 빛에 아랑곳 않고 한없이 푸르던 보리들

지금 쯤이면 훌쩍 자라 노랗게 변했겠지요....

 

제가 보리라면 어떤 색일지 궁금하네요.

 

저도 청보리 같던 시절이 있었는데 왠지 아득합니다.

 

 

 

 

그래서일까요?

 

가파도에서 만난 청보리, 문득 생각나면서도

 

가슴 한켠 아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