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2.05.04-05.07 제주도 여행

싱그러운 5월 제주 여행 5 - 쇠소깍

토달기 2012. 6. 26. 11:21

 

 

 

 

2012년 5월 6일 오후

 

최남단 체험이 끝나고 남원포구에서 점심을 먹은 다음, 쇠소깍으로 카약을 타러 갔습니다.

 

처음 생각은 조천에 있는 '에코랜드'를 가는 것이었지만 작년 이 맘때 '에코랜드'에서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줄 서는 데만 많은 시간을 보냈더랬죠...

 

동화속 주인공이 되어보아요- 숲속기차여행 에코랜드편 (2011년 5월 제주 캠핑)

 

 

아침 일찍이 아니면 주차도 입장도 쉽지 않을 것 같아 계획을 바꿨습니다.

 

쇠소깍에 가서 투명카약 체험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쇠소깍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아침 10시에 도착했는데도 예약이 밀려 오후 2시에나 탈 수 있답니다.

헉...

 

 

 

또 한 번 느낍니다.

5월 연휴 제주를 즐기려면 엄청 부지런 하던지..

예약을 꼭 하던지...

 

그래서 기다리는 시간동안 '최남단 체험 테마 농장'에 갔던 것이지요.. 덕분에 즐거운 체험을 했습니다만..

 

쇠소깍 카약은 선착순이므로 이용하실 분은 아침 일찍 서두르거나 전화로 상황을 물어보고 가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투명카약체험 문의전화 064-767-1616 / 010-6417-1617

 

 

 

2시가 되어 다시 쇠소깍으로 돌아 왔습니다.

사실 예전에도 한번 들렸던 곳으로 그 풍광과 물빛이, 경치좋은 제주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곳입니다.

 

 

쇠소깍은

서귀포시 하효동과 납원읍 하례리 사이를 흐르는 효돈천 하구를 말한다고 합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으로 쇠소깍의 쇠는 효돈마을을, 소는 연못을 가리키는 제주도 방언이라고 하네요..

서울에서 귤을 먹다보면 상자에 효돈 감귤이라고 써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곳을 가르키는 것입니다.

 

 

 

구명조끼로 갈아입고..

 

 

 

투명카약을 탑니다.

이름처럼 카약 전체가 투명하지만...

흡집이 많이 생기고 아래쪽은 생각보다 불투명해 기대처럼 바닥이 들여다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쇠소깍 물이 더 투명해서 카약 너머로 물고기들을 볼 수 있습니다.

 

 

 

울 초롱이도 한자리 차지했습니다.

사실 겁이 많고 조금만 흔들려도 멀미를 하는 저는 투명카약을 타지 않으려 했지만 초롱이를 돌보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카약을 타게 되었습니다. 이게 무슨 팔자인지 ㅜㅠ.

그런데 물이 워낙 잔잔하고 카약이 느리기 때문에 그렇게 무섭거나 어지럽지는 않더군요.  

 

 

 

처음에는 신기한지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고 몇번 아래를 들여다 보더니 결국 별 것 아니라는 듯 한가로이 낮잠을 청합니다.

하긴 큰 배는 물론 비행기도 타보고 섬에서 캠핑까지 했던 초롱이니까요.

 

 

 

쇠소깍의 풍경조차 무시하는 도도한 저 속을 누가 알겠습니까?

 

 

 

어쩌면 오빠의 등 때문에 시야가 많이 가려서 빈정 상했는지도 모릅니다. 일기를 쓴다면 어떤 마음인지 알겠지요.

아무리 산전수전 다 겪은 초롱이지만 카약을 타는 것은 난생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을텐데요.

 

 

 

 

원래 어른이 노를 젓게 되어있지만 검이는 한사코 자기가 노를 젓겠다고 합니다.

노젓는 것이 힘든 일이건만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놀이인가봐요. 노 젓는 폼이 제법 의젓하게 느껴집니다.

 

 

 

어린 사공의 노가 바람도 젓고 강물도 젓습니다.

 

 

 

캬약을 타고 돌아다니다 보면 테우를 탄 사람들과 만나기도 합니다.

 

 

 

물론 부딪히기도 하구요..

하지만 둘다 천천히 움직이는데다 안전 요원들이 카약을 타고 돌아다니며 안내와 지도를 하고 있어 크게 위험하지는 않을 듯 해요.

예전에 태우를 타고자 했으나 역시 예약이 밀려 못탄적이 있는데 이렇게라도 간접경험을 하게 되네요.

 

 

 

 

쇠소깍의 물은 참 맑고 시원했습니다.

호수와 계곡이 넘쳐나는 뉴질랜드에도 크게 뒤지지 않는 풍광을 자랑하지만 어딜가나 호젓하고 한적했던 뉴질랜드에 비해 사람이 너무 많고 뭐든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더니 노를 저으며 왔다 갔다 하는 새에 정해진 30분이 훌쩍 지나갑니다.

검이는 많이 아쉬워하고 초롱이도 잠에서 깨우니 표정이 안좋았지만 그래도 기다린 보람이 있는 즐거운 체험이었습니다.

 

 

 

카약 체험을 마치고 시누이 부부는 우리 가족보다 하루 먼저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진이는 남았고요.

 

아름다운 곳을 떠나면서 시누이까지 보내자니 살짝 서운하네요. 

시누이와 어렵다고들 하지만 같은 동네 살면서 함께 여행도 다니고 아이도 봐주고 하는 사이입니다.

이사오기 전에는 동서네와도 윗마을 아랫마을 살며 살갑게 지냈었죠.

 

  

 

제주 바람, 제주 물빛에 반해서일까요? 고작 하루 먼저 가는 것인데도 떠나는 시누이가 아쉽고 함께 못 온 동서네가 그립습니다.

함께 하면 기쁨은 커지고 슬픔은 나누어진다지요?

 

 

 

새벽바람처럼 시원한 쇠소깍 물에,

이런저런 마음

띄워 봅니다.

 

쇠소깍 물은 바다로 흘러간다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