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012.05.04-05.07 제주도 여행

1100고지 돈내코 유원지

토달기 2012. 7. 14. 10:34

 

2012년 5월 6일

 

쇠소깍에서의 신선놀음이 끝나고 계단따라 언덕길을 오르니 점심 먹은지 얼마나 되었다고 시장기가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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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쇠소깍 앞 가게에서 '올레 꿀방'이란 것을 맨 앞에 내놓고 팔고 있더군요..

꿀빵이라...... 전 단 맛을 좋아하지 않지만 아이들도 있고 제주도에서만 맛 볼 수 있다고 하길래 그냥 지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중국 요리집에서 후식으로 나오는 옥수수 빠쓰 같은 맛입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크기가 크고 견과류가 듬뿍 들어 있다는 것....

 

많이 달긴 하지만 올레길을 걸으시거나 카약 타고 나서 살짝 배가 가벼울 때는 유용한 간식이 될 듯 합니다.

 

 

효돈 감귤을 그대로 짜서 만든 감귤 쥬스도 팔구요...

더운 날씨에 상큼한 귤맛이 그만입니다. 올레 꿀빵과도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기운을 차리고 나니 해는 아직 하늘 가운데이고 제비도 몸단장을 고쳐하는 5월의 날씨가 너무 아깝습니다.

 

이 기회에 제주를 올때마다 가본다 하면서도 가보지 못한 돈내코 유원지를 구경하기로 합니다. 고모 가족은 공항으로 떠났지만 고모 딸 진이는 우리 가족과 함께 했습니다.

 

그런데 검이가 1100고지에 가고 싶다고 하네요.

 

 

1100 고지란?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동(中文洞)과 제주시를 연결하는 1100도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고지.

 

 

 

 

 

 

1100 도로는 한라산을 넘어가는 산악도로로 예전 제주도에 와서 이 도로로 한라산을 넘은 적이 있습니다.

1100 미터 고지에 습지가 있는데 그곳에 산책로가 있는 공원을 조성해놓았습니다.

검이는 습지에 가서 수서곤충을 살펴보고 싶은 것이지요.

 

돈내코 가는 길과는 방향도 다르고 한라산 고갯길 꼭대기까지 일부러 올라가야 하지만 검이 말이라면 뭐든지 하는 검이 아빠는 망설임 없이 1100고지로 향합니다.

 

 

 

꼬불꼬불 한라산 길의 오르막이 끝나는 곳에 110미터 비석이 나오네요. 운전이 좀 험하지만 펼쳐지는 경치가 빼어나게 아름답습니다.

휴게소에서 보리빵으로 영양보충을 한 후 1100고지의 습지공원으로 들어가다보니 고사리가 보이네요.

 

 

 

얼마전 여행한 뉴질랜드야말로 고사리가 넘쳐나는 곳이지만 큼직큼직한 뉴질랜드 고사리에 비해 제주도 고사리는 작고 귀여운 맛이 있습니다.

 

 

 

그간 비가 안와서인지 예전에 비해 물이 많이 말라 있습니다.

 

 

 

물이 빠진 자리에 여기저기 노루 것으로 보이는 발자욱이 보이고

 

 

 

얼마 안남은 물에는 미꾸라지가 숨을 곳을 찾고 있네요. 물이 적어서인지 수서곤충들은 꽁꽁 숨은 듯 합니다. 

 

 

 

아쉬움에 습지 구석구석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검이입니다.

 

 

 

곤충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1100고지 공원은 답답해하던 초롱이에게 좋은 산책로가 되어줍니다.

 

 

 

 

 

날은 가물어도 봄꽃들이 한창입니다.

 

 

 

사슴뿔같은 나무가지 사이로 흰사슴 동상이 보입니다. 1100고지 휴게소입니다.

 

 

 

습지 사이사이제주스러운 돌들이 물없는 연못을 이룹니다.

 

 

 

 

 

1100 고지, 눈 올때 풍광이 다르고 비가 왔을때 또 다른 곳입니다. 일부러 찾아가기에는 그래도 1100도로로 한라산을 넘을때 한번 쯤 쉬어갈 만한 곳입니다.

 

왔던 길을 그대로 내려가서 이번엔 돈내코 유원지로 향합니다. 어느덧 해가 서쪽으로 기울었습니다.

 

그런데 1100도로를 내려와서 돈내코로 가는 길이 정말 매력적이네요. 차로 달리느라 사진은 못찍었지만 시원하게 죽 뻗은 도로 양옆으로 한가로운 풍경들이 펼쳐져 아름다운 초원을 드라이브하는 기분이 듭니다.

 

마침내 도착한 돈내코 유원지.

 

제주도에서는 드물게 계곡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네이버 테마 백과사전에 따르면 특히 계곡 한가운데 있는 높이 5m의 원앙폭포에서 매년 음력 7월 15일 백중날 제주 여인들이 여름철 물맞이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네요. 물맞이는 폭포에서 떨어지는 차가운 물을 맞아 통증을 낫게 하는 민간요법이라 하고요. 지도로만 봐도 계곡이 꽤 길고 유원지 바로 근처에 원앙폭포가 보입니다.

 

 

 


캠핑장도 있어서 예전 제주도 캠핑할때 알아봤던 곳인데 이상하게 제주 올때마다 지나치기만 했던 곳입니다.

아직 물놀이 하긴 이른 시즌이고 이미 해가 저물고 있지만 구경이라도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계곡까지 들어가봤습니다.

 


 

 

생각보다 숲이 울창하고 계곡이 규모가 있습니다.그래서 계곡물에 발이라도 적시려면 가파른 나무 계단을 한참 내려가야 합니다.

 

 

 

계곡 물빛이 푸르다 못해 서늘합니다. 숲이 우거져 그늘도 많고 여름 더위 식히는데는 그만일 듯 합니다.

더운 날이었지만 이미 해는 기운을 잃었고 깊은 계곡의 찬 기운에 소매 긴 옷이 생각 날 정도입니다.

 

 

 

 

 

 

 

구비구비 흐르는 모양새와 드센 물소리가 강원도 국립공원들의 계곡 못지 않습니다.

 

 

 

 

조금 오르다보니 이렇듯 멋진 폭포를 만납니다.

 

 

 

크지는 않지만 물살만큼은 힘차네요. 기세는 사나운데 자태는 단정합니다. 비가 좀 오면 장관을 이룰 듯 합니다.

 

하루종일 달고다녔던 무더위를 계곡바람에 씻고 폭포로 갈무리하니 속이 뻥 뚫리고 머리까지 시원합니다. 참 좋습니다. 

 

나오며 보니 청소년 수련시설도 있고 캠핑시설도 되어있습니다. 여름에 오면 좋을 듯 한데 그땐 또 사람이 많겠지요.

 

 

 

오늘 하루 다닌 곳이 많네요. 다리 짧은 초롱이는 오리를 쫓고, 배를 타고, 계곡도 오르느라 피곤했겠지요. 좋아하는 산책도 거부하더니 오빠 옆에서 바로 기절입니다. ^^

 

다음 포스팅에서는 초롱이와 같은 반려견을 반갑게 맞아주었던 우리 숙소를 소개하고 비행기를 타기 전 들렸던 멋진 초지도 소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