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이/초롱이일기

우리 개가 달라졌어요?

토달기 2011. 3. 3. 00:30

 

 

2011년 2월 27일

 

강원도 여행을 갔다.

물론 나는 놀러간 아저씨,아줌마,오빠를

시골집에서 혼자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 아침부터 부슬부슬 비가 오더니

눈이 갑자기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물론 눈이 많이 올 거란 일기예보가 있었지만

아저씨는 믿지 않는 눈치시더니

눈이 마구 쏟아지자 부랴부랴 짐을 챙겨 집으로 향하셨다.

앗..싸..

 

 

 

헉...

혹시나 산책을 해 주시려나 기대했지만

이렇게 눈이 많이 와서야...

산책은 물 건너 간 거 같다..에구..

 

 

 

 

밖을 바라보니 차도 많이 막힌다.

속도가 나야 잠이라도 잘텐데 자동차가 영 거북이 걸음이다.

 

기분이 영 언잖다.

끼이잉...끼이잉...

불만의 소리가 나도 모르게 나왔다.

 

 

 

 

 

"초롱아,가만히 있어..

네가 이렇게 낑낑 거리면

아저씨가 신경쓰여서 운전 못해...

사고 나면 어쩌려고 그래?"

.

.

그래도 답답함과 짜증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낑..낑..

 

결국 아저씨가 한 마디 하신다.

"초롱이 좀 조용히 시켜 봐..신경이 쓰여서 운전을 할 수가 없잖아."

 

 

 

 

 

"안되겠다..초롱이 훈육을 좀 해야지.."

아줌마는 내 두 손을 잡으시더니

 

"초롱아,아줌마 눈 똑바로 봐..어서..."

말 속에 단호함이 묻어난다.

 

그러나 다짜고짜 내 손을 잡은 아줌마가 기분 나쁘다.

그리 시끄럽게 굴지도 않았는데...훈육이라니...

아줌마랑 눈이 마추쳐서는 안된다.

 

그런데 그것이 아줌마의 기분을 상하게 한 모양이다.

"초롱이!....아줌마 눈 똑바로 봐!..."

목소리가 한층 더 커 졌다.

 

 

 

 

할 수 없이 아줌마를 똑바로 바라봤다.

 

"다음부터 운전하는데 이렇게 낑낑 거릴거야?

그럼 안되는 거야..알았어...?

알았다고 하고 반성하면 손 놔줄거야.."

 

어디서 많이 본 광경이다.

 

아! 생각났다.

우리 애가 달라졌어요...

 

'난 갠데 왜 나한테 이러시는 거지? 그건 오빠한데 써 먹어야 하는 거 아니야?'

 

참 ...

텔레비젼이 사람 다 버려 놨다.

에궁..

 

그래도 여기서 벗어나려면 어쩔 수 없다.

"네..에..."

아줌마는 손을 놓아 주셨지만

영 기분은 찜찜하다.

 

 

 

아줌마는 훈육의 결과로

우리 집 개가 달라졌다며 좋아 하신다.

 

뭐?  우리 개가 달라졌어요?

치...

 

 

 

"아줌마 얌전하게 창을 바라보는 건 되죠?"

 

창을 바라 보는 것도 허락 받아야 하다니...

내 신세 참 날씨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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