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입니다.
5학년이 되니 본격적으로 역사를 배우더라구요..
우리가 중 고등학교때 배운 내용을 초등학생이 배우다 보니 상당히 어렵답니다.
그래서 교과서에서만 보는 것들을 직접 보여주고 싶었지요..
저도 덤으로 가물가물한 기억속에 있는 경주를 다시 한 번 끄집어내고 싶었습니다..
수학여행이라는 것이 관광버스가 실어다 주는 곳을 아무 감흥없이
친구들과 노닥노닥하다가 사진 몇 장 찍고 돌아오다 보니 그 때 내가 본 것은
과연 무엇이었는지 알고 싶었지요..
경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불국사,석굴암,첨성대이지요..
가장 먼저 들른 곳이 불국사...
'토함산 불국사'라는 현판이 우릴 맞아줍니다.
연화교와 칠보교..
25년만에 보네요..
세월이 그리 많이 흘렀는데도 그대로인것 같습니다.
워낙 연륜이 깊어서인가요...
앞으로 25년후에 우리 아들이 다시와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어주길 바랍니다.
청운교, 백운교도 보이시죠?
넘 교과서적으로 사진을 찍었나요?
마치 교과서를 보는 듯....
경주는 정말 잘 생긴 소나무들이 많아 기분이 좋습니다.
불국사 경내에 있는 소나무들이 어찌나 늠름하고 잘 생겼는지...
갑자기 소나무를 주로 찍으시는 사진작가 배병우님이 생각이 나네요..
어린 시절엔 그저 의무적으로 이 석가탑과 다보탑 앞에서 사진을 찍었더랬지요..
그냥 탑이거니 했답니다.
이제 어른이 되어 보니 정말 그 비례미가 대단합니다.
감탄이 절로 나네요..
한 올 차이로 옷의 실루엣이 달라지는 것처럼,
똑같은 눈,코,잎을 가지고 태어나도 얼굴이 제 각각인 것처럼
탑들도 기단과 1,2,3층의 비율에 따라 생김이 다 다르더군요...
가히 석가탑은 그 비율이 과하지 않은 탄탄한 근육을 가지고 있는 꽃미남 같다고나 할까요?
매너 좋고 집안도 좋고 심지어 공부도 잘하는 엄친아 같은 느낌을 준답니다.
순간 울 아들이 석가탑처럼 자라준다면 여한이 없겠다는 생각이 절로 샘솟지 뭐예요?
아마도 아사달은 대단한 심미안의 소유자가 아니었을까 싶었답니다.
아들아...
제발,,
석가탑처럼만 자라다오...
아하...
이 다보탑만 보면 초등학교 시절이 떠오르곤 합니다.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 정문 앞에는 시멘트로 만든 다보탑 모형이 있었거든요..
다보탑은 기존의 탑들이 가지고 있는 모양과는 확실히 다르게 생겼네요..
다보탑 말고는 이런 비슷한 모양의 탑을 못 보았으니까요...
불국사 대웅전 앞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는 이 석가탑과 다보탑...
보고 또 보게 됩니다.
어제 또 다시 올지 모르니 기억속에 잘 담아 두렵니다.
불국사가 유명하긴 한가 봅니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있었는데 특히 일본분들이 많더라구요,,,
대웅전 안의 불상은 촬영할 수 없어 사진이 없네요..
극락전의 모습이고요..
무설전이네요..
불국사 뒤 뜰의 한 켠에 있는 신라시대 화장실 유구랍니다.
정말로 오랜 세월을 버텨낸 것들이네요..
입가에 웃음을 돌게 하는 유물이지요..
참고로 냄새는 안난답니다.
그럼 이젠 석굴암으로 가 볼까요...
불국사를 빠져나와 옆 산길로 구불구불 올라가니 석굴암 주차장이 나옵니다.
갑자기 송창식의 '토함산에 올랐어라∼'하고 시작하는 노래가 귓전에 맵돕니다.
노래에서는 '한 발 두 발 걸어서 올라라∼'그랬는데 차로 슈웅 올라왔습니다.
경주 시내가 한 눈에 보입니다.
사실 이 번에 경주를 돌아보고 느낀것인데
경주가 참 아담한 도시더라구요..
부지런한 분들은 새벽에 ktx타고 경주를 부지런히 돌아다니면
웬만한 것은 볼 수 있겠다 싶었지요..
1000원을 내면 석굴암 주차장에 마련되어 있는 '석굴암 통일대종'을 더도 덜도 말고
딱 한 번 칠 수 있습니다.
종철아∼∼
(종쳐라∼∼)
이 날이 2011년 9월 14일인데 기온이 33-34도 쯤 되었답니다.
제가 많이 나아져서 그렇지 얼마전까지만해도 이런 날씨에 돌아다닌다는 것은 꿈도 못 꿀일이지요..
다행히 석굴암 안 쪽으로 들어가는 길은 제법 시원해서 걸을 만합니다.
이 다람쥐 참 앙징맞지요?
사람을 그다지 두려워하지 않더라구요..
도토리나 밤을 주면 악수도 해주지 않을까하는생각이 들정도로
사람들을 피하지 않더라구요..
여고시절 수학여행때 경주에 와서 실망한 두 가지가 있었더랬지요..
정말 볼품없이 작은 첨성대와 석굴암이었답니다.
오늘은 석굴암이 내게 어떻게 다가올 것인가 저 자신도 상당히 궁금했어요..
작은 설레임을 안고 석굴암으로 향합니다.
저 안으로 들어가면 본존불상을 볼 수 있지요..
그러나 촬영을 할 수는 없답니다.
유리 창 넘어로 보이는 본존불의 모습은 정말 눈이 부시더라구요..
제목과 작가의 이름은 잘 떠오르지 않는데요..
고등학교 시절 교과서에 석굴암 본존불을 보고 감탄하며 쓴 수필이 있었는데
그 수필을 읽어 주시며 감흥에 젖어 열정적으로 수업을 해 주시던 국어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그 후 본존불에 대한 대단한 환상을 가지고 있던 저는
실제 본존불을 보고 그 분들이 왜 그러셨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지요..
이제 한참의 세월이 흐르게 되니 그 때 그 분들의 마음을 알것 같습니다.
말로는 표현하기 참 어려운 분위기와 포스가 흐릅니다.
제가 본 모든 부처님의 모습중에 단연 최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얼마전 무릎팍 도사에 나왔던 유홍준 교수가 한 석굴암이야기가 생각이 나고요..
(길어서 구체적 내용은 생략)
경주는 전체가 박물관이라는 말도 생각이 나네요..
정말 그 말에 100퍼센트 공감입니다.
연등이 참말 화려하지요...
내려가는 길에 요 귀요미 다람쥐를 또 보게 되네요..
아마도 아까 그 다람쥐 일 듯 싶네요..
도토리라도 있었으면 주는 건데..
석굴암 가실 분들은 이 다람쥐에게 줄 선물 꼭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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