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무릎팍도사'에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 교수가 나왔더랬지요..
경주를 가기 위해 예전에 사 두었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집어 들었습니다.
이 책이 1993년에 나왔네요..
생각보다 꽤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의 131쪽부터 경주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차근차근 읽어 봅니다.
감은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읽기 전까지는 몰랐던 사찰입니다.
책에 있는 내용에 따르면 문무대왕은 경주로 통하는 동해 어귀에 절을 짓고 싶어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납니다. 그리하여 아들 신문왕이 아버지의 뜻을 이어 받아
절을 완공하고는 왕의 큰 은혜에 감사한다는 뜻으로 '감은사'라고 했답니다.
무심코 보았왔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표지가 이 '감은사탑'입니다.
'감은사탑'의 위용을 보고 온 후
이 책의 표지를 다시 보니 오른쪽 한 구석 탑을 바라 보는 사람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사람이 엄청 작아 눈을 부릅뜨고 봐야 겨우 보일 정도(?)입니다.
아마도 이 탑이 얼마나 크고 웅장한 가를 보여주는 것이 겠지요..
탑만 덩그러니 찍었다면 이 탑의 크기를 가늠할 수 없었을 겁니다...
'감은사탑'은 우리나라 삼층석탑 중 가장 큰 규모로 총높이 13미터,
맨 꼭대기 쇠꼬챙이의 3.9미터를 제외해도 9.1미터가 되는 스케일이 큰 탑입니다.
유홍준 교수가 대한민국의 길 중 가장 아름답다고 손 꼽은 감포가도를 달려
감은사터에 도착을 했습니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아...'하는 감탄과 탄식이 절로 나왔습니다.
태어나서 문화재를 보고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정말 드문 경우인데..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보고 또 봅니다.
그저 빈 터에 오랜 세월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켰왔을 탑이 양쪽으로 서 있을 뿐인데
꽉 찬 느낌이 드는 것은 감은사탑이 가진 그 묵직함과 든든함 우직함 때문일거라 생각해 봅니다.
석가탑이 엄친아 같은 느낌이라면
감은사탑은 든든하고 우직하며 언제나 나를 지켜줄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 옆에 있으면 시름과 걱정이 모두 사라질 것 같은 편안함을 주는 탑이라 할까요?
감은사탑이 남자라면 사위를 삼고 싶네요..
딸도 없는 사람이 왠 사위 타령이냐구요?
아쉬운대로 초롱이를 시집을 보낼까요?
울 초롱이 지지배인데.....훗...
터 한 켠에는 오래 된 느티나무가 있어
감은사탑의 친구가 되어 주고 있구요...
길다란 돌이 있는 자리는 절터가 있던 자리입니다.
감은사탑과 절터..그리고 오래된 느티나무가 만들어내는 묘한 분위기가
그 어떤 곳보다 사람의 마음을 이끕니다.
신문왕은 문무대왕이 죽어 용이 되어 이곳을 지키겠다는 유언에 따라 감은사 금당 구들장 초석에
용이 드나들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 놓았는데 감은사터 초석에서 볼 수 있답니다.
경주는 돌아보면서 가장 마음에 남는 곳을 꼽으라면
이 감은사터와 탑..
그리고 양동마을..입니다.
경주에 가실 분들은 꼭 이 감은사탑을 꼭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양동마을도 꼭 한 번 가보시고요..
살짝 해가 넘어가는 때에 이 곳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탑 두개가 뿜어내는 포스....
두 탑을 같이 보아도 좋고
한 개만 보아도 좋습니다.
사진으로 그 감흥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는 것이 얼마나 아쉬운지 모릅니다.
감은사탑을 뒤로 하고 문무대왕릉으로 향합니다.
문무대왕릉..
대왕암이라고도 하는 곳...
죽어서 왜적을 막는 용이 되겠다던 문무왕의 혼이 서려있는 이곳은
감은사터에서 정말 가깝습니다.
업어지면 코가 닿을 만큼...
저 위에 보이는 바위가 문무대왕릉인데 해변에서 정말 가깝습니다.
이 해변을 봉길 해수욕장 이라고 하더라구요..
첨 보았을 때
엥? 하는 마음이 살짝 들었답니다.
상상하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지요...
가까이 가서 볼 수는 없지만
몽돌이 자작자작 깔린 해변에 앉아 바라보고 있자니
왠지 나라를 걱정하던 문무대왕의 마음이 전해져 오는 듯 합니다.
아는지 모르는지 아들 넘은 돌 쌓기 놀이에 열중입니다.
다시 한 번 아들과 이 곳에 다시 올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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