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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이의 밀린일기 - 아줌마 저도 데려가란 말이에요!

토달기 2012. 8. 6. 22:30

 

 

 

2012 년 2월 12 일

 

요즘 집안 분위기가 이상하다.

 

 

 

 

자꾸 물건들이 배달오는데

 심지어는 생전 처음보는 큰 이민가방이라는 것도 오고

 아줌마 아저씨는 평소 잘 안쓰던 가방들까지 꺼내 이런 저런 짐들을 집어넣는데...

추운 겨울에 캠핑을?

 아줌마 건강때문에 캠핑은 안갈텐데...

 저 많은 짐들을 어디다 쓸건지...

 

 

 

 

가방 배들이 빵빵해졌다.

아 내 배도 저렇게 되야 하는데.....

 

그런데 귀를 기울여 듣다보니 무슨 랜드에 간단다.

서울랜드?

에버랜드?

그렇다면 짐이 저리 많을리가..

왠지 불안하다.

 

 

 

 

슬쩍 아저씨가 인터넷 검색하는 것을 훔쳐보니 뉴질랜드라고 써 있는게 아닌가?

뭐지?

 새로 생긴 놀이동산인가?

 

 

 

 

"아저씨 어디 여행가는 거죠?

 그렇다면 저도 데려가는거죠?

지난번 경주여행 갔다와서 반드시 저를 데려간다 했잖아요."

 

초롱이의 일기 저빼고 여행가지 마세요!  http://blog.daum.net/todalgy/232

초롱이 빼놓고 경주 갔다온 여행기  http://blog.daum.net/todalgy/229

 

 

"초롱아, 그렇지만 이번 여행은 비행기를 타고 가야하는 거야."

 

아, 제주도 여행 같은 거구나.

애견가방에 들어가서 비행기 타고 제주도 갔었던 기억이 난다.

 

초롱이 비행기 타고 제주도 간 일기 http://blog.daum.net/todalgy/243

 

 

 

 

"그럼 제 전용가방에 들어가면 되죠? "

 

 

나는 재빠르게 애견가방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다.

 

"초롱아 그건 안돼. 이번엔 못 데려가."

 

 

 

 

"왜요? 무게 때문에요.

살 빼면 되잖아요. 화끈하게 뺄게요.

 오늘부터 한끼만 먹을게요."

 

비행기는 체중제한이 있다.

지난번 제주여행 때도 살빼다 숨 넘어갈뻔 했지만

그래도 아줌마 아저씨랑 떨어지는것보단 낫다.

 

"거긴 해외라 너를 기내에 태울 수 없어.

그리고 아예 개를 데려갈 수 없는 곳이야."

 

 

 

 

 

"그럼 저를 짐에 싸가세요.

그 큰 이민가방에 넣거나 택배상자에 넣어 짐으로 부치면 되잖아요!"

 

 

 

 

마침 집에는 아저씨가 짐을 싸느라

여기저기 뽁뽁이가 많이 있었다.

 

 

 

 

나는 뽁뽁이로 몸을 감싸고 와서

아저씨에게 짐과 함께 싸달라고 마구 졸랐다.

 

"허어 참, 어쩌지.

지난번 경주 때 며칠 애견호텔 맡겼다고 우울증 걸렸는데...."

 

"초롱아, 걱정마 이번엔 너를 혼자 내버려두질 않을테니까?"

 

아줌마가 나와서 거드신다.

 

 

 

 

그말은 나를 버리고 떠나지 않는다는 말인가?

아줌마는 거짓말 잘 안하시는데....

 

 

 

 

걱정때문에 잠이 안온다.

내 견감(개의 직감)은 틀린 적이 없는데...

그래도 아줌마 말이니까 믿어야하나..

 

 

 

 

아.. 그러나 나의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털 깎을때가 아직 멀었는데 내 털을 박박 밀어버린 것이다.

 흑, 난 털발인데...

 처참한 내 몰골...ㅜㅠ

 

이놈의 집안은 뭔가 물건들이 많이 배달오고

큰 가방에 짐을 싸고

 그리고 갑자기 내 털을 박박 깎으면

여행을 떠나는 것이 하나의 공식인 것이다. 

 

 

 

정말 화가 나서 침대로  뛰쳐올라갔다.

 

 

 

 

"아줌마, 안간다면서요?

 날 안 버린다면서요?"

난 격렬하게 항의했다.

 

"초롱아 누가 안간다고 했니?

 널 혼자 두지 않는다니까?

정은언니네랑 진이언니네가 돌아가며 널 봐줄거야.

애견 호텔 안가도 돼."

 

 

 

 

"흥!  싫어요!

아줌마 아저씨랑 떨어지기 싫어요!

날 데려가요!

뉴질랜든지 뭔지 내가 뛰어서라도 쫓아갈거라고요!"

 

아줌마는 말이 없었다.

슴이 덜덜 떨리고 무서웠다.

 

 

 

 

 

아줌마, 아저씨...

 어딜 가든 제발 저도 데려가란 말이에요!

 초롱이도 가족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