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이/초롱이일기

털발 개 초롱!

토달기 2010. 10. 1. 14:49

 

 

2010년 10월 1일

 

시월 첫 날 내 기분은 우울하기 짝이 없다.

산책 가자는 말에 신나게 따라 나섰더니

아줌마는 난데 없이 동물병원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털 좀 깍아 주세요."

"전신 미용이요?"

"예.."

내가 들어서자 마자 동물병원 터줏대감 예삐가 짖어댄다.

까칠한 성격의 말티즈.

의사 선생님이 유기견을 거둔 것이라는데

뒷 다리 하나가 짧다.

그러면 십분 서비스 정신을 발휘해서 친절해야지

손님한테 짖어대?

도통 세상 모르는 철부지다.

시간이 되어 아줌마가 나를 찾으려 오셨고

의사 선생님과 말씀을 나눈 아줌마는 표정이 좋지 않다.

내가 살이쪄 5.4㎏ 되어 미용비가 3만원이 나온데다가 약값,후코이단 값

모두 합쳐 69000원이 나왔기 때문이다.

헉! 내가 생각해도 헉이다.  

 

 

 

 

병원비 때문에 얌전히 있으려 했지만

도저히 얼굴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해 참을 수가 없었다.

아줌마가 거울을 보여 주셨다.

 

 

 

 

허걱...

저것이 내 얼굴이란 말인가?

깜찍하고 귀여운 얼굴이 온데 간데 없다.

텔레비젼에서 본 어떤 아저씨가 생각난다.

운동으로 몸짱이 되었으나 얼굴은 노안이 된..

완전 20년은 늙어 보인다.

아줌마가 너무 못 생겼다며 자꾸 놀리신다.

 

 

 

아.. 얼굴의 저 주름 어찌할꼬...

 

 

차마 더 이상 거울을 바라 볼 수가 없다.

고개를 돌린다.

 

 

 

 

아..이 얼굴로 어떻게 산단 말이가?

여자는 화장발 ,조명발,성형발이라더니..

나는 털발이었던게로구나...

 

 

 

개를 싫어하시는 외할머니도 항상 이렇게 말씀 하셨다.

"개는 냄새나서 싫어. 뭣 하러 키워. 더럽게..

그래도 초롱이는 귀여운 편이여..

다른 집 개들은 엄청 못 생겼는디..이뻐서 키우는구먼."

 

그런 미모를 자랑하던 내가

이런 모골이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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